- 팍스넷뉴스 [돈은 쓸수록 늘어난다]
- 최재민 기자 2022.09.08
곳간만 불리는 BYC…●미래성장 위한 ‘건강한 투자’ 재확인해야
[팍스넷뉴스 최재민 기자]중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학교에서 ‘돈은 쓸수록 늘어난다’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라고 한 적이 있다.
오래된 책인데다 내용이 별로 재미없어서 이른바 ‘인생책’이라고 할 만큼 인상 깊지는 않았지만 글의 요지만은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돈을 써라. 멋지게 돈을 쓰면 결국 더 크게 돌아온다.
”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몇몇 기업의 ‘돈 씀이’를 취재하다 보면 이런 교훈이 무색해질 때가 많다.
가진 돈이 넘쳐나는데도 회사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인색한 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과거 ‘속옷 명가’로 불렸던 섬유업체 BYC다.
BYC가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주력 사업이었던 섬유사업 업황이 둔화되자 최근에는 부동산 임대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BYC의 부동산 사업부문 영업이익만 158억원으로 이 회사가 사업별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100억원)보다 58%나 늘었다.
부동산 사업을 통해 섬유사업의 감익(110억원→166억원)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었던 만큼 BYC는 주력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매년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덕분에 회사 곳간에는 돈이 계속 쌓이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BYC의 보유 현금성 자산은 1199억원, 이익잉여금은 4943억원이다.
또 보유 투자 부동산의 공정가치는 1조1614억원에 이른다.
회사의 시가총액이 5일 종가 기준 2467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BYC가 얼마나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 큰돈을 재우기만 한다는 점이다.
BYC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19년부터 3년 이상 기간에 플러스(+)를 보이고 있다.
회사의 유일한 생산기지인 인도네시아 법인도 9년째 자본잠식 상태로 방치돼 있다.
주주가치 제고에 돈을 쏟아붓는 것도 아니다.
BYC가 지난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12억6200만원으로 배당성향은 3.8%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회사의 주요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지분율 8.13%)이 올해 초부터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BYC에 배당 확대·자산의 효율적 사용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BYC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기업의 건강한 미래를 꿈꾼다면 지금 지갑을 닫는 게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 의문스럽다.
사람과 기업의 차이가 있다면 회사의 생애주기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미래의 자신을 위한 공부와 투자에는 때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의 투자에는 때가 없다.
언제든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멋지게 돈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BYC도 마찬가지다.
건전한 미래를 위한 투자는 지금도 늦지 않다.
최재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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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YC 한서원 임원 선물은 성과 집중 준다?
최재민 기자 2022.09.11
임원 승진, 온라인 사업, 내부자 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 대표에게 맡기다
[팍스넷뉴스 최재민 기자]BYC그룹 오너 3세인 한서원 이사가 2020년 임원 승진 이후 맡은 사업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성장성이 뛰어난 온라인 사업 및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관계사 대표를 맡았음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재계는 BYC가 한 이사의 경영 성과를 위해 일감을 집중시켰지만 그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로 보고 있다.
2014년 BYC에 입사한 오너 3세 한서원 이사(1990년생34세)는 2020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BYC는 한 이사가 임원으로 승진하자 그에게 온라인 사업부문 총괄 및 섬유제품 도소매업체 비와이씨마트의 대표직을 맡겼다.
또 지난해부터 그는 광고대행 자회사 바이콤 광고의 대표직도 겸임하고 있다.
그러나 한 이사는 임원 승진 후 맡은 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온라인 채널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BYC는 구체적인 온라인 사업 성과를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섬유사업 매출의 72.4%는 오프라인 전문점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인 2019년(70.6%)보다도 오프라인 채널 의존도가 높아진 셈이다.
비와이씨마트도 섬유사업 경쟁력 약화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9년 75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20년 64억원, 2021년(지난해) 52억원 순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기록한 적자 총액은 41억원에 달했다.
바이콤 광고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70%가량(5085만원→27억원) 늘었지만 매출은 9.3%(29억8000만원→2983만원) 감소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비와이씨마트와 바이콤 광고는 이 같은 성과의 대부분을 BYC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만 BYC마트가 BYC를 통해 올린 내부거래 매출은 50억원으로 이 회사가 지난해 올린 총매출(52억원)의 96.2%에 달했다.
바이콤 광고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매출 전액인 27억원을 BYC와 내부거래로 올렸다.
이에 대해 재계는 BYC가 한서원 이사의 경영 성과를 만들기 위해 일감을 집중시켰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장성이 뛰어난 온라인 부문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관계사의 경우 실적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사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이 90%대라는 것은 대기업 집단이 아니라고 고려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물론 회사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성장성이 높은 사업과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를 쥐어준 것은 성과를 만들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BYC 관계자는 “한서원 이사 등 오너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달리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온라인 사업의 경우 각종 프로모션과 전용 제품 판매를 통해 채널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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